[기고] 쉐라톤 호텔 ‘라라’, 시민들 모금해 구조…코끼리 죽자 코끼리가 조문

 

글 / 김진만

이뮨리아드 대표

우리동물문화연구소 부소장


코끼리는 항상 사람들에게 경외감을 일으킨다. 그리고 사람들은 코끼리와 가까이 접촉하고 싶어한다. 코끼리는 기본적으로 난폭한 동물이 아니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코끼리와 접촉하고 싶어한다.

초기에는 사람들이 코끼리에 대한 경외감은 가지고 있었지만, 코끼리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암컷이 아니라 수컷이 가지고 있었던 머스트(발정기)를 이해하지 못했고, 그 결과 처음에는 환호를 했지만 점차 많은 시간을 족쇄에 묶어서 사육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가 많아지면서 결국은 뭔가 잘못된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최근에 사람과 교류했던 코끼리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도 쉐라톤 호텔의 라라(Rara)가 아닐까 싶다. 라라는 생후 1년 만에 어미와 떨어져서 태국 크라비의 쉐라톤 호텔에 판매되었다.

이 호텔은 매우 럭셔리한 리조트였고 아마도 쉐라톤 호텔은 이 코끼리가 마스코트가 되거나 최소한 이슈가 되기를 바랬을 것이다. 사실 이 코끼리도 가만히 살펴보면 그렇게 행복한 삶을 산 것이 아니다.

하루의 대부분은 사슬에 묶여 있었고 몇 시간만 호텔 앞의 해변에 풀어줬다 그 시간 동안 자유롭게 해변을 돌아다니고 사람들은 주변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 모습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https://youtu.be/wsebEokd78g)

라라는 코로 하모니카를 불수 있었고 야외의 샤워실로 가서 수도꼭지를 돌려서 스스로 목욕을 할 수 있었다.

사람들이 이 코끼리가 위험할 수 있다고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고를 쳐서가 아니라 코끼리도 감정이 있고, 생각하는 동물이며, 친구 없이 키우는 것이 어렵다. 호텔에서는 한 번의 사고라고 발생하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점차 이 코끼리를 사람들이 볼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코끼리가 6살이 되었을 때 그의 몸무게는 이미 450kg을 넘었으며 사진을 찍기엔 너무 커버렸다. 이 코끼리는 사람들을 코로 감아올리는 것을 좋아 했지만, 상당히 큰 코끼리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위협이 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사육사(mahout)의 지시를 따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아서 점차 위험한 동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이 시기부터는 사람들이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고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라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결국은 이 코끼리를 쉐라톤 호텔로부터 구입하기로 결정하고 후원금을 모금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이 계획은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태국 치앙마이에서 좀 떨어진 코끼리 자연공원(Elephant Nature Park)이라는 보호소로 보내지게 되고 그곳에서 다른 동료들과 같이 좋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사실 성공적이기는 하지만 이것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이 코끼리는 앞서 이야기 했듯이 생후 1년 만에 어미와 떨어져야 했기 때문에 사회화가 부족했고, 이것으로 인하여 많은 문제가 예상되었다.

그러나 다행히 라라는 처음에는 코끼리 보다는 사람들, 특히 자기에게 먹이를 주는 백인들을 더 좋아했지만, 그나마 잘 지내고 있다.

그렇다고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한 번은 새로운 사육사가 나오지 못해서 다른 사육사가 대신했는데 엄청 분노해서 자동차를 부숴버린 적도 있다. 그래도 라라는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아직도 팬이 많다. 그리고 좀 어렵지만 잘 헤쳐 나가리라고 생각한다.

라라가 살고 있는 태국의 Elephant Nature Park는 코끼리의 보호소로 유명하기 때문에 이외에도 많은 코끼리가 살고 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코끼리, ‘매펌’과 ‘조키아’ 얘기를 해볼까 한다.

조키아는 흔히 말해서 일하는 동물이었다. 태국이 생각보다는 워낙 가난한 나라라서 당시 시골에서는 코끼리를 물건을 운반하는 도구로 사용했다.

그런데 미친 주인이 조키아가 임신 중에 길에서 출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짐을 나르게 했다. 새끼는 양막에 쌓인 상태에서 산길을 굴러갔고, 결국 죽었다.

그 이후로 조키아는 일을 하는 것을 거부했다. 동물은 자기가 어느 정도 좋아서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당연한 것이다.

그러자 조련사(정확하게는 ‘마훗’이라고 해서 코끼리를 다루는 사람을 말함)는 복종시키기 위해서 눈을 실명시켜 버린다. 결국 몇 주간을 일을 했지만, 다시 일을 거부하게 되었고, 이번에는 미친놈이 다른 눈을 찔러서 결국 양쪽 눈이 모두 실명하게 된다.

조키아는 결국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코끼리 자연공원의 설립자인 Lek 이라는 여성이 이 코끼리를 2천 달러에 구입한다.(태국 코끼리 1마리의 가격은 1억이 넘음) 이 비용은 태국의 생활수준으로는 매우 고가다. 그러므로 코끼리를 구조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모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조키아도 역시 코끼리 자연공원으로 보내지게 된다. 이 코끼리 자연공원에서 조키아는 매펌이라는 다른 코끼리를 만나게 되었는데 매펌은 이 눈먼 코끼리와 붙어서 같이 다녔다.

눈이 안 보이니까 꼬리를 잡고 가는 모습을 비롯해서 매펌과 조키아의 여러 에피소드는 매우 널리 퍼졌다. 하지만 최근에 매펌이 노령으로 죽었다. 이미 십수년을 같이 지냈기 때문에 조키아에게도 충격이겠지만, 조키아가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는 기사도 있으니 잘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진=애니멀플래닛 기사화면 캡처]
[사진=애니멀플래닛 기사화면 캡처]

이제 마지막으로 가장 바람직한 결과를 얻었던 사례를 이야기해보겠다. 아마도 가장 이상적인 사례라고 생각된다.

로렌스 앤서니(Lawrence Anthony, 1950.9.17.~ 2012.3.2.)라는 분은 ‘코끼리와 소통하는 사람(Elephant Whisperer)’이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위스퍼러라는 말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유명했던 육아서적인 ‘베이비 위스퍼’에서 따온 말이라고 생각한다. 영국 출신의 간호사 트레이시 호그가 저술한 이 책에서 말하는 베이비 위스퍼는 아기의 마음을 잘 알고 소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 이후로 위스퍼 혹은 위서퍼러라는 단어가 사용된 책들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일부 신문기사에서 말하는 코끼리 위스퍼러에서 위스퍼러를 마치 로렌스 앤서니로 표현하는데, 책을 읽어보면 반대로 코끼리 위스퍼러는 필자 자신이 아니라 코끼리를 말하는 것이다. 즉 코끼리가 위스퍼러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대체로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이 제목만 보고 로렌스 앤서니를 코끼리 위스퍼라고 착각한 것이다. 사실 로렌스 앤서니는 매우 겸손한 사람이라서 자신만이 코끼리와 대화할 수 있다는 식으로 표현할 사람은 아니고, 항상 코끼리에 대한 경외감을 가지고 살았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갑자기 코끼리를 보호하게 된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사실은 그는 이미 그 지역에서 1990년대 중반부터 보호지구를 조성해서 운영하고 있었으며, 그 보호지구에 숙박시설을 짓고 관광객을 맞이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Marion Garai 라는 여성이 “지금 말썽을 부리는 코끼리가 있는데, 이 코끼리가 자주 탈출해 사고를 쳐서 빠른 시일 내에 다른 곳에 넘기지 않을 경우 코끼리 주인이 모두 사살할 것이다”라고 로렌스 앤서니에게 제보했다.

그러면서 그가 가지고 있는 툴라 툴라 보호지역에 이미 많은 야생동물이 있는데, 여기에 코끼리를 추가하면 안 되겠냐고 물었다. 왜 하필 자기냐고 묻는 말에 당신이 동물과 잘 지내고 있어서 동물에게도 좋을 것이고 또한 당신에게도 좋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결국 로렌스 앤서니는 우여곡절 끝에 코끼리를 받아들였고 죽기 전까지 잘 돌봐주었다. 그런데 로렌스 앤서니가 유명한 이유는 코끼리가 죽은 후에 특별한 사건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바로 어디서 알았는지 코끼리가 몰려온 것이다.

사람들은 그 코끼리가 조문을 왔다고 생각했다. 코끼리는 원래 친구가 죽으면 조문을 오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그것은 그렇게 낯선 일은 아닌데, 이것이 수 년 동안 반복되었던 것이다.

도대체 코끼리가 기일을 어떻게 알고 항상 같은 날에 오는지는 모르지만 이 사실은 널리 퍼져서 이제 사람들은 로렌스 앤서니를 코끼리의 진정한 친구였다고 생각한다.(https://www.animalplanet.co.kr/news/?artNo=11518)

로렌스 앤서니의 감동적이면서 성공적인 코끼리 보호지구 운영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그의 얘기는 앞으로 인간이 코끼리를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가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동물을 보호한다는 것은 정말로 쉬운 일이 아니다. 동물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진정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진정성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로렌스 앤서니의 얘기처럼 밝혀질 것이다.

동물보호운동을 이 같은 진정성이 아닌 개인의 이권을 위해서 한다면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 밝혀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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