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들이 대구지법 포항지원 앞에서 길고양이 학대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동물권행동 카라
20일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들이 대구지법 포항지원 앞에서 길고양이 학대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동물권행동 카라

길고양이를 16마리를 학대하고 신고자를 협박한 2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에 대체로 벌금형 혹은 집행유예가 내려지는 상황에서 실형 선고는 이전 판결과 비교해 볼 때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권순향)는 2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등으로 구속 기소된 A(28, 남성)씨에게 징역 1년 4개월과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경북 포항에서 길고양이 16마리를 잡아 폐양어장에 가두고 학대하거나 죽인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고양이를 학대 사진을 온라인에 게재한 것을 비롯해 다른 사람 소유의 양어장 배수 파이프를 전기톱으로 잘라 피해를 줬다. 심지어 지난 3월에는 자신을 동물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제보자를 문자메시지로 협박한 사실도 드러났다.

A씨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심신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일”이라며 “배수 파이프는 이미 낡아 사용할 수 없을 정도여서 재물손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경위, 수법, 범행 전후 행동, 진술 등을 비추어볼 때 정신질환으로 사물 변별이 불가한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전기톱으로 잘라낸 배수 파이프도 재물손괴에 해당한다”며 “협박을 당한 신고자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고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등 죄가 가볍지 않다”고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잘못을 인정하고 소정의 합의가 이뤄진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다.

동물권행동 카라의 동물범죄 전문위원회 위원장 박미랑 교수는 “집행유예가 아닌 1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된 것에 의미가 있으며, 동물대상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는 현실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에 대한 양형기준이 있었다면 각각의 학대 행위가 하나하나 고려되었을 것”이라며 “피고인의 학대 행위가 판결에서 종합적으로만 다뤄진 점에 대해 아쉽다”고 밝혔다.

[신은영 기자 /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펫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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