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홍시 고양이 연쇄 살해사건, “범행 치밀․반복 진행”

사진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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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에 연이어 실형을 선고해 주목받고 있다. 대체로 벌금형 혹은 집행유예를 선고해 오던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형사3단독(판사 김배현)은 21일 동물보호법 위반, 절도, 재물손괴 등 7개의 혐의로 기소된 ㄱ씨(32)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한 사상 최고 형량이다.

ㄱ씨는 지난 2019년 한동대 고양이 살해 사건부터 2022년 포항 아기고양이 ‘홍시’ 살해 사건에 이르기까지 3년 넘게 포항지역에서 길고양이 7마리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특히 ㄱ씨는 자신이 살해한 고양이 사체를 6미터 높이 나무에 목매달거나, 초등학교 등하굣길에 머리가 피투성이가 된 고양이 사체를 목매달아 두는 등 전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채 무등록 오토바이를 운행하거나, 길에서 습득한 번호판을 자신의 오토바이에 무단 부착하기도 한 혐의까지 추가됐다.

재판부는 동물보호법 위반을 비롯해 A씨에게 적용된 절도, 재물손괴, 공기호부정사용, 부정사용공기호행사, 자동차관리법 위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등 7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범행이 치밀한 계획과 뚜렷한 목적에 따라 반복 진행되었으며 수법이 잔혹하고 생명경시의 위험성이 있다”며 특히 “다수의 사람을 겨냥해 정신적 충격과 불안, 공포를 야기했다”고 밝혔다.

또 “여러 차례 절도와 재물손괴 범행을 저지른 점을 비춰봤을 때 죄책에 상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절도 피해자와 합의한 점과 벌금형을 초과한 범죄 전력이 없던 점 등을 종합해 판결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21일 동물권행동 카라가 대구지법 포항지원 앞에서 포항 고양이 학대살해범 실형 선고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동물권행동 카라
21일 동물권행동 카라가 대구지법 포항지원 앞에서 포항 고양이 학대살해범 실형 선고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권행동 카라의 동물범죄 전문위원회 위원장인 박미랑 교수는 "동물학대 사건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걱정과 감정까지 공감해 준 판결이라는 점에서 이번 선고가 기존 판례들과 달리 의미가 깊다"고 분석했다.

또한 “범죄자들이 동물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육금지 처분 및 재범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에 대해서도 우리 사회가 고민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선 지난 20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권순향)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경북 포항에서 길고양이 16마리를 잡아 폐양어장에 가두고 학대하거나 죽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년 4개월과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그동안 동물학대 사건에 실형 선고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국회 송기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법무부와 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년~2022년 3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구속기소 된 피고인은 전체 4221명 중 단 4명으로 0.1%에 불과했다. 대부분 불기소(46.6%), 약식명령(32.5%) 처분을 받았고, 2.9%(122명)만 정식재판에 넘겨졌다.

정식재판에서도 실형을 받은 수는 5년간 346명 중 19명(5.5%)에 그쳤고, 절반 이상의 피고인이 벌금형(56.9%), 벌금형 집행유예(3.2%)라는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카라 관계자는 “오늘(21일) 재판 결과가 그동안 부실 수사와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지던 동물학대 사건 대응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포항시 북구에서 발생한 길고양이 ‘홍시’ 살해사건 현장 모습. 동물권행동 카라
지난 6월 포항시 북구에서 발생한 길고양이 ‘홍시’ 살해사건 현장 모습. 동물권행동 카라
지난 2020년 3월 경북 포항시의 한동대에서 발생한 고양이 연쇄 살해 사건 모습. 동물권행동 카라
지난 2020년 3월 경북 포항시의 한동대에서 발생한 고양이 연쇄 살해 사건 모습. 동물권행동 카라

[신은영 기자 /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펫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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