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보호자의 자기결정권 침해”

사진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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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반려묘(2015년 생)는 지난 2019년 11월 C병원에서 0.4cm 정도의 구개열이 확인돼 수술을 받았으나 재발해 같은 해.12월 2차 수술, 2020년 2월 3차 수술, 4월 4차 수술, 6월 5차 수술을 받았다.

이후 구개열이 다시 재발해 2021년 6월. B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전보다 구개열 구멍(열개창)이 더 커져 재수술이 필요한 상태가 되자, A씨는 B병원을 대상으로 상태 악화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반려동물 수술 시 합병증이나 부작용에 대해 소유자가 상세한 설명을 듣지 못해 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면 동물병원 의료진에게 설명의무 소홀에 따른 위자료 배상 책임이 있다는 조정결정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반려묘가 구개열(선천적으로 입천장에 구멍이 난 질병) 수술을 받은 후, 그 크기가 더 커져서 흡인성 폐렴 등과 같은 중대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반려묘 소유자(신청인)가 동물병원에 손해배상을 요구한 사건에서 동물병원 의료진은 위자료 30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동물병원 의료진은 수술동의서 작성 시, 수술 이후에도 피판(이식을 위해 피하 구조에서 외과적으로 분리된, 혈관을 가진 피부나 다른 조직)의 허혈성 괴사, 조직손상 등으로 재발할 수 있다고 충분히 설명했으므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조정 외 병원(C병원)에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구개열의 크기가 커진 적은 없었으므로 수술 후 크기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만약 이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었다면 수술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는 신청인의 주장을 인정했다.

일반적으로 의사는 수술 및 시술,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환자나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과 예상되는 위험 등에 대해 설명해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지 선택하도록 할 의무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정결정은 동물에 대한 의료행위에 대해서도 동물 소유자의 자기결정권이 인정돼야 함과 동시에 의료진이 구체적인 설명을 했다는 증명을 하지 못한 경우,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위자료 배상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5일부터 적용되고 있는 개정 수의사법에 따르면 수의사는 ‘수술 등 중대 진료* 전 동물의 소유자 또는 관리자에게 △진단명 △중대 진료의 필요성과 방법 및 내용 △발생 가능한 후유증 또는 부작용 △소유자 준수 사항을 설명 후 서명이나 기명날인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 30만 원이 부과되며 2차·3차 위반 시에는 각각 60만 원, 9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중대 진료란, 동물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진료다. 전신마취를 동반하는 내부장기·뼈·관절에 대한 수술 또는 전신마취를 동반하는 수혈을 말한다.

위원회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향후 수의서비스(반려동물 치료) 관련 분쟁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동물병원에는 치료 전 그 내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할 것을, 소비자에게는 치료 여부를 신중히 결정할 것”을 당부했다.

[신은영 기자 /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펫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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